일본 목욕탕에서는 지금도 여성 관리인이 남탕에 들어와 일을 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들어오는 느낌이 아니라 느긋하게 수건을 들고 들어와서 자신이 할 일을 하고 나간다.반대로, 여탕에 남자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탕 안에서 목욕하는 여성들 앞에서 자연스레 남성 보일러공이 배관을 고친다. 한국이었으면 난리가 날 법한 장면이지만 일본 여성들은 무신경하다. 남자라는 개인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일러공이라는 역할로만 보기 때문이다. 일본과 같은 집단주의 사회에서는 개인은 집단에서 요구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에 몰두한다. 개인은 집단이라는 거대한 기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부품처럼 인식되기 때문에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도 당연시된다. 일본인에게 국가나 회사와 같은 집단을 자신의 가족이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