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위 취득 후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물리학 박사 이남민.
그는 구인 사이트를 전전하다 최종 면접까지 합격한 유일한 연구소에 출근했다. 그런데 이 연구소는 깊은 산속에서 ‘영혼과 사후세계’를 연구하고 있었다.
연구소를 안내하며 소장이 말했다.
“우리가 죽은 뒤에는 어떻게 되는지, 그것을 알고 싶어하는 재력가들이 많습니다. 이 첨단 연구소는 그분들의 뜻으로 설립됐습니다.”
“그럼 저는 유령의 존재를 물리학적 방법으로 증명하는 연구를 합니까?”
“아뇨. 이미 영혼에 대한 증명은 끝났습니다. 무진동실 실험을 통해 영혼은 무게가 없다는 사실까지도요.”
소장이 이남민 박사에게 요구한 일은 사후의 세계를 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었다. 게다가 소장은 신기가 있는, 영혼을 볼 수 있다는 연주를 동료로 붙여주었다.
이남민 박사는 연주와 함께 다양한 의료 장비를 동원해 죽어가는 환자의 몸에서 영혼이 떠나가는 순간을 정량적 데이터로 측정하는 데 몰두했다.
“귀신을 정말 볼 수 있어? 위험해? 물건도 막 집어 던지고 그래?”
“아니 그럴 힘은 없어. 할머니 말로는 빨리 달리는 버스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놓치면 떨어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래.”
“할머니가 돌아가셨어?”
“귀신 달래서 보내는 게 할머니 일이었는데 나는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여서 이 일을 시작했어.”
“잘 해결됐어? 내 말은, 할머님께서 아직 계신 건 아니지?”
“할머니는 마지막에 많이 무서워했어. 그동안 귀신들한테 좋은 데 가는 거라고 했는데 본인도 저승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고 거짓말을 한 거였대. 그래서 할머니 보내드리는 데만 꼬박 3일이 걸렸어.”
몇 달이 지나도 연구는 별 성과가 없었다. 늦은 밤까지 데이터와 싸우던 이남민 박사는 불현듯 아이디어 하나가 떠올랐다. 인터넷을 통해 몇 가지 수치를 확인했다. 천문학적인 거리들, 가공할 속도들…
‘맙소사, 내가 도대체 뭘 증명해낸 거지?’
마지막 검증을 마친 뒤 보고서를 작성해 소장을 찾아갔다.
“다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박사님 보고서에는 ‘영혼은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런 내용 뿐입니다.”
“영혼은 분명히 존재하는데, 그럼 죽은 뒤에 영혼들은 다 어디로 가는가, 그게 궁금한 거죠? 간단합니다. 우리는 중력 때문에 이 지구에 발을 붙이고 살지요. 하지만 영혼에는 중력이 작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지구는 영혼을 놓고 가버리는 겁니다.”
“잠깐만요, 지금 하려는 말이….”
“지구가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아십니까? 초속 30킬로미터의 속도로 태양 둘레를 공전하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태양계가 우리 은하 중심 방향으로 움직이는 속도가 초속 220킬로미터 그리고 우리 은하가 우주 배경복사를 기준으로 또 초속 600킬로미터! 그게 우리가 죽은 지 1초 만에,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
이남민 박사의 연구결과는 순식간에 연구소 전체에 알려졌다. 이남민 박사를 찾아온 연주가 울먹이며 물었다.
“사람들 말이 진짜야? 우리가 죽으면 그냥 우주에 버려진다는 게, 정말 그게 다야?”
“우리 할머니 내가 직접 보내드렸어.정말 많이 무서워하셨는데.”
본 콘텐츠는 소설 <증명된 사실>의 일부를 콘텐츠로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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