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1년이 채 안 된 부부는 어린 시절 소꿉동무로 만난 사이였다.
남자는 부모 없이 고아로 자랐고 여자도 홀아버지를 모시는 형편이라 연애다운 연애는 꿈도 꾸지 못했다.
공원 앞 자판기에서 300원짜리 커피 한잔을 뽑아 나눠 마시는 게 데이트의 전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행복해했고 절망스러운 서로의 현실을 다독일 줄 알았다.
여자는 감기 몸살로 열이 펄펄 끓는데도 병원을 안 가고 그냥 참았다. 그리고 그 돈으로 남편 생일 선물을 사주었다.
남자는 몸이 약한 여자가 안쓰러워 석 달치 점심 값을 아껴 보약을 지어왔다. 그렇게 영원히 행복할 것만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는 두통이 생겨 병원을 찾았는데 엉뚱하게도 위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암세포가 온몸으로 번진 지 오래인데 어떻게 여태까지 몰랐는지를 되물었다.
병원비가 없어 항암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남자는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갔다.
한 번쯤 울 법도 한데 부부는 늘 웃는 얼굴이었다.
한번은 남자가 아내를 병실 침대에 눕혀 놓고는 자장가를 부르고 있었다.
밤새 병간호를 하느라 한숨도 못 잔 여자를 억지로 눕히고는 우격다짐으로 다독이는 중이었다.
며칠 후 여자는 차분한 목소리로 주변 사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남자는 마지막까지 웃으며 떠났다고.
죽기 바로 전날 밤, 남자가 여자에게 말했다.
"우리 다음에 만날 때는 주목나무처럼 오래오래 같이 살자."
남자의 말에 여자는 눈물을 멈추고 둘은 함께 활짝 웃었다.
살아 천 년, 죽어 천 년, 썩어 천 년, 합해서 삼천 년을 이어간다는 주목나무.
남자의 말처럼 다음 연에서는 주목나무처럼 오랜 시간 함께하며 행복하기를, 그래서 이번 생에 못다 이룬 사랑을 꼭 완성하기를.
본 콘텐츠는 책 <나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 중에서 '삼천 년을 사는 나무에게 배운 것' 편을 토대로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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