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임종 직전의 환자를 보살피는 호스피스 병동 의사다.
사람들은 흔히 죽음을 앞둔 환자를 돌보는 일이 힘들고 우울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호스피스에는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나는 그들로부터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이미 다 배웠다고 자부해 왔다.
암 투병 중이던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부모님의 집에 도착했을 때 내가 아버지에게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내내 잠에 빠져 있던 아버지가 눈을 뜨더니 뜬금없이 말했다.
"늘 친절해야 한다."
아버지는 죽음이 자신을 덮치려는 그 순간마저도 의사로 살아가야 할 딸의 앞날을 걱정하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침대에 엎드려 있다가 참을 새도 없이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병원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다른 의사가 되어 있었다.
아버지의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이제 모든 환자에게서 아버지의 얼굴이 보였다.
자신의 아픈 심장보다 치매에 걸린 아내가 혼자 남겨질 것을 더 걱정하는 마이클.
"내일 죽더라도 오늘은 브릿지 게임을!"이라며 끝까지 일상을 이어간 도로시.
손자의 여섯 번째 생일까지 버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사이먼까지.
자신이 죽어 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다른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가고 남은 삶의 순간을 깊이 음미한다.
그러므로 호스피스에는 호의와 미소, 품위와 기쁨, 친절과 예의, 사랑과 연민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가득하다.
아버지로 인해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게서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할 모든 것을 다시 배우고 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다.
병원을 나서려는데 찾아오는 사람 하나 없는 한 환자의 병실 문이 반쯤 열려 있었고 그 사이로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별안간 아버지가 등나무 의자에 앉아 웃으며 박수를 치는 모습이 아른거렸다.
이 환자에게는 찾아오는 가족이나 친구가 없었다. 저녁 약속이 있어서 잠시 망설였지만 죽어가는 환자의 방문을 똑똑 두드린 후 들어가도 되느냐고 물었다.
본 콘텐츠는 책<아버지의 죽음 앞에서>의 내용을 토대로 제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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